보라더쿠의 [신경끄기의 기술]독후감_문제없는 삶을 꿈꾸지 마라 그런건 없다, 대신..

우울증을 겪으면서 나는 내 자신에 대해서 더 집중하고 나를 알아가는 데에 3년째 내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시키고 있다, 처음엔 이것이 너무나도 좋았다. 혼자 집에서 식물을 가꾸고 글을 읽고 때로는 쓰고, 자택근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처음으로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있다고 느꼈다.

그런데 이 기간이 길어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얼굴을 대면하지 않고 하는 자택근무, 지인들과의 단체톡방 등 온라인으로 주고받는 대화만으로도 소모되는 나의 에너지와 피로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러다가는 정말 사회생활 복귀는 커녕 남은 친구들과 가족까지 모두 잃게 될 것 같아 불안증세가 심해졌다.. 그러던 중 눈에 띄인 책 제목이 바로 신경끄기의 기술

문제없는 삶을 꿈꾸지 마라 그런건 없다, 대신.. 좋은 문제로 가득한 삶을 꿈꿔라

 
이 문장을 읽으면서 나를 포함해 내 가족, 친구, 동료들이 매일같이 내뱉는 삶에대한 한탄과 겪고있는 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표현, 맞지않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트러블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떠오르면서 그동안 내가 그런 이야기들을 내 머릿속에 담을 때, 나 또한 이 모든 이야기들을 부정적인 것, 나의 정신에 해로운 이야기로 단정짓고 애써 피하려고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자는 인생에 있어 문제는 필연적인 것이며 부정적인 것(고통)과 긍정적인것(기쁨)은 서로를 규정한다는 메세지를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마치 게임을 하는데 아무 문제도 적도 없는 세계에서 평화롭고 아름다운 나날을 보낸다고 한들 그것이 행복하고 재미있게 느껴질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아 물론 고통과 행복이 뭔지 애초에 모르는 아담과 이브라면 가능하겠지만 사람은.. 안될듯) 

우리가 질색하는 것 만큼이나 고통은 쓸모있다, 우리에게 이로운 것과 해로운 것을 구분해 주며,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하며 뜨거운 난로 근처를 얼쩡대거나 쇠막대를 콘센트에 꽃지 않게 도와준다.

따라서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쫒는게 언제나 좋은것은 아니다.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에서 "인간은 고통을 피하고 행복을 추구한다" 라는 말이 나왔는데 이 책을 보고 나는 그 문장을 이렇게 바꾸고싶어졌다. "인간은 고통을 피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지만 행복을 느끼려면 고통을 기꺼이 겪어봐야한다." 
고통을 계속 고통으로 정의하고 되새김질 하면 더 많은 고통을 느낄 뿐이지만 고통을 곡갱이로 삼는다면 행복을 채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게 됬다.
 

당신에게 고통을 주는것이 불안, 외로움 또는 강박장애건 아니면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을 엉망으로 만드는 상사건 간에, 부정적 경험을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이 문장은 엄청나게 공감이 됬다. 나는 부정적 경험을 그저 부정적이라 욕하고 남탓하는데 쓰는 에너지와 시간이 너무나도 아깝다,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분노와 짜증 고통에 대한 반응을 하는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물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그 감정 표현을 하지 않으려고 참는것는 나 자신을 고문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한다.

그런데 이런 나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보며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공감능력이 떨어진다' 또는 '어떻게 그렇게 속편하게 넘어가냐', '내가 언제 해결책 찾아달라고 했냐' 등의 말로 나에게 상처를 준다 요즘 엠비티아이에서 나온 "T발 씨야?"같은ㅋㅋ 그러면 그들에게 "너 F야?!?"라고 되묻고싶어진다..

나는 T가 맞지만 공감능력이 떨어지지 않는다(오히려 공감능력이 너무 좋아서 타인의 감정이 나에게 그대로 전이되어 그걸 처리하는데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다) 나는 그저 부정적인 감정 쓰레기를 던지는 나의 소중한 이들에게 "나는 그 쓰레기를 한두번 받아줄 수 있고 원한다면 함께 해결책을 찾아주겠다"라는 입장일 뿐이다ㅋㅋ

 
고통을 발판삼아 나아가라는 내용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지만 그래서 잘 적용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내가 겪은것도 아닌데 넘쳐나는 주변의 부정적인 이야기들로 쓰레기통이 가득차다 못해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던 나에게 <신경끄기의 기술은> 휴지통 비우기 버튼이 되어주었다.

이 책에서 작가가 말하는 신경끄기는 "아, 그냥 다 무시하고 대충 넘겨서 고립되서 혼자 살아라"가 아니라 보스 몬스터가 뿜어내는 나의 HP를 야금야금 깎아먹는 잡몬스터들 잡는데 신경을 끄고 보스몹에게 돌진해 일망타진 하고 보상을 얻으라는 메세지로 들렸다. 는 나의 생각ㅎㅎ

앞으로는 나에게 다가올 고통이 어떤 보상으로 연금될 지 아주 기대되는 부분이다! 소중한 당신의 에너지가 사소한 잡몹들에게 낭비되고 있는 것 같다면 한번 읽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