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 <죽음> 독후감(스포일러 주의)

누가 날 죽였을까?

첫 문장부터 아주 흥미롭기 짝이없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죽음>을 읽으며 학생 시절 <나무>를통해 처음으로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었던 나는 내 머릿속에 펼쳐지는 새로운 상상력의 세계를 접하며 충격을 받았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경험을 했다.

 줄거리는 대략 주인공인 작가 에드워드 웰즈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영문도 모르고 죽음을 맞이해 환생하지 않고 떠돌이 영혼이 되어 자신의 죽음을 조사하기 위해 살아있는 인간인 영매 뤼시와 협력해 서로의 목적을 달성해 나가는 이야기이다.

그를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경쟁 작가, 출판사 사장, 쌍둥이 형, 전 여자친구등을 상대로 조사를 해 나가면서 프랑스 문학계가 두갈래로 나뉘어져 서로의 영역을 폄하하며 전쟁을 벌이는 내용을 신들의 전쟁처럼 묘사하는 부분은 마치 SF영화를 보는 것 처럼 머릿속에서 재생됬다. 베르베르의 소설은 나무를 읽었을 때 처럼 흥미롭고 생생하게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마지막엔 누군가의 음모로 살해된 것이라고 생각했던 웰즈의 죽음이 사실은 자신의 시대를 앞서나간 상상력 때문에 자신의 소설이 전 인류를 위험해 처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된 신적인 존재가 인류의 보존을 위해 웰즈를 독살하도록 사건을 꾸민것이었다,  누가 자신을 죽였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전까지 다음 생을 살지 않겠다며 끝까지 추적하는 과정에서 웰즈는 다양한 영적 경험을 하며 생전 자신의 상상이 실제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지난 삶에서 배운것들을 토대로 영혼상태이지만 계속해서 작가로 살아가는 것을 택한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웰즈의 할아버지가 쓴 백과사전의 내용도 상당히 흥미롭다 지루할 수 있는 과거의 역사 이야기가 소설의 내용과 어우러져 차칫 예측 가능하고 지루할 수 있는 소설에 향신료처럼 더해져 있다.(한국의 역사도 담겨있었다!)

우울증을 겪으면서 죽음에 대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었는데, 베르베르의 소설은 이 무거운 주제를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최근 고전문학 분야의 책들을 읽으면서 다시금 문학작품을 통해 삶에대한 설레이는 감정을 느끼고 베르베르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가득한 SF소설을 빨려들어가듯 신나게 읽으면서 인간의 일생은 단 한번뿐이기에 지금 이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색다른 관점에서 다시한번 떠올리게 됬다.

 

학창시절 이후로 처음 다시읽은 소설이 베르베르의 작품이라는것이 참 반갑기도 하고 역시 재미있는 상상을 잘 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시절 느꼈던 빨리 책장을 넘기고싶은 충동을 느끼며 1,2편으로 나뉘어진 분량을 이틀만에 완독했다.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소설책 추천으로 좋을 것 같다.